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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 문제는 ‘지나치게 가까운 거리’아하 스토리 2024. 7. 9. 16:45
두 살 터울의 형이 있는데 어린 시절 매일같이 형에게 맞고 살았다. 아버지도 자주 자식들을 때렸다. 고등학생 무렵 형은 가족 모두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아침에는 걸핏하면 학교를 가느니 마느니 하는 문제로 언쟁이 일어났고 급기야는 고함과 물건을 부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형이 가족 모두를 한 방에 감금한 적도 있었다. 집 안에서 가장 어리고 힘도 약했던 나는 집에 계속 숨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내 방으로 도망쳐 들어와서 문을 잠그면 형은 거칠게 문을 걷어차며 부수려고 했다. 이런 폭력과 괴롭힘은 초등학생 시절 내내 지속되었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마음속에서 형을 용서한 적은 없다. 가족의 어두운 이면은 대개 음지로 감춰지지만, 생각보다 많은 곳에 존재한다. 가족이든 아니든, 인간은 가까워질수록 애정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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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괴롭히는 사람을 내 인생에 들이지 않는 법아하 스토리 2024. 7. 9. 15:19
‘어떻게 하면 불행을 겪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나를 공격하는 사람과 얽히지 않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 📍 누군가 나를 괴롭힌다면나는 어떤 회사에서 나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다른 사원으로부터 엄청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 평소에도 큰 소리로 모욕을 주거나 무리한 일을 강요하는 식이었다. 그 회사는 곧바로 그만두었지만, 그만둔 뒤에도 우연히 같은 자리에서 만나면 나를 괴롭혔다. 더구나 그의 최측근 몇 사람까지 그 괴롭힘을 묵인하는 듯한 말과 함께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쉴 새 없이 계속 괴롭힌 것은 아니나, 그 최측근들의 괴롭힘도 포함하면 그와의 인연 때문에 몇 년에 걸쳐 괴롭힘에 시달린 셈이다. 회사에 있던 때도 그만둔 뒤에도 내가 먼저 그에게 반격한 적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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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레터 116호] 어차피, 누구나 불완전해요🙃아하레터 지난 호 보기 2024. 6. 26. 17:19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부족한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한 적이 있어요. 그때는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부족한 자신을 탓하기도, 남과 비교하기도 하면서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찼어요. 그러다 보니 우울함은 기본, 일상이 불안해졌습니다. 그리고 내 마음부터 챙겨야겠다고 다짐하게 됐고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말과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는 건 어떤 비교나 완벽주의가 작용하고 있는 걸 수도 있어요. 인정이나 성공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이고 있거나, 나 자신에게 가혹하게 굴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나와 내 마음의 관계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할 거예요.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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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가지 경이의 인사이드 아웃아하 스토리 2024. 6. 25. 00:24
📍 경외심의 인사이드 아웃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정서의 작용 방식에 관한 두 가지 중요한 통찰을 극으로 표현했다. 첫째로 정서는 우리가 세상을 지각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즉 〈인사이드 아웃〉에서 ‘인사이드(내면)’에 해당하는 통찰이다. 각각의 정서는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가 되어준다.〈인사이드 아웃〉의 ‘아웃(외면)’은 정서가 어떻게 행동을 촉발하는가에 관한 통찰을 가리킨다. 작중에서 라일리를 행동하게 하는 것은 라일리의 마음속 다섯 정서다. 정서는 그냥 단순히 마음속에서 짧은 순간 일어나는 상태 변화가 아니다. 사회관계를 수행하는 동안 사람들 사이에 행해지는 일련의 행동들에도 깊이 관여한다.그렇다면 과연 경외심의 인사이드 아웃은 어떠할지 살펴보자. 경외심은 어떻게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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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죽은 후 나는 경외심을 찾았다.’아하 스토리 2024. 6. 24. 17:56
거센 바람이 몰아치던 2019년 1월, 어느 날이었다. 그날 나는 오랜 파트너 아이작과 함께 힘든 시합을 끝내고 땀에 흠뻑 젖은 채 가뿐한 마음으로 핸드볼 코트를 나서며 운동 가방 위에 놓아두었던 아이폰을 들여다보았다. 메시지 두 통이 와 있었다. 제수인 킴이었다.최대한 빨리 이쪽으로 와주실래요? 그로부터 15분 후 도착한 어머니의 메시지. 대커, 다 끝났다. 롤프가 칵테일을 맞았어. 이제 우리 곁을 떠나려고 해. 롤프는 나보다 1년 늦게 태어난 내 남동생이다. ‘칵테일’은 동생이 투약한 말기환자용 아편제 혼합물로, 보통은 한두 시간이면 사망에 이른다. 나는 킴에게 전화를 걸었다. 킴이 롤프의 입가에 전화기를 가져다 댔다. 성대가 깊고 규칙적으로 진동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죽어가는 동생이 가르랑가르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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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세밀화가의 하루” 전시에 다녀왔어요🌱아하 꾸러미 2024. 6. 21. 16:43
최근 '식물을 내가 '키운다'고 하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지난주에 보고 온 전시의 영향인 듯싶다.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짓날, 식물세밀화가이자 원예학 연구자인 이소영 작가의 『식물에 관한 오해』 출간 기념 땡스북스 전시에 다녀왔다. 사실 이 책 전까지 나는 식물세밀화에 대해 아는 게 전무했다. 그리고 식물세밀화가는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라 매우 과학적인 직업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감성과 이성의 조화를 만들어내는 거랄까. 무엇보다 내가 식물에 대해 정말 잘 몰랐구나 싶었다. 예를 들면, 제일 놀란 내용 중 하나인 무화과도 꽃을 피운다는 사실 등 새롭게 알게 된 게 많았다. 쇼윈도 전시는 쨍한 빛을 받아 더 반짝였다. 쇼윈도에 걸린 식물세밀화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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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레터 #115] 고통에서 벗어나 평화에 이르는 3가지 기술아하레터 지난 호 보기 2024. 6. 12. 18:55
요즘 저만 빼고 다 쇼펜하우어 책을 읽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렇게 철학자에 관심이 뜨거웠던 적이 있나 싶요즘 저만 빼고 다 쇼펜하우어 책을 읽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이렇게 철학자에 관심이 뜨거웠던 적이 있나 싶어요. 쇼펜하우어의 말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위트, 유머, 풍자 그리고 촌철살인의 조언이 담겨있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쇼펜하우어는 “행복은 환상이고 고통은 현실”이며 “어떤 곳인지도 전혀 모르고 들어온 이 험난한 곳이 곧 우리의 인생이다.”라고 말하지만, 동시에 고통에서 벗어날 방법도 제시하거든요. 삶을 꿰뚫는 시각으로 명쾌한 조언을 전하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맛보기로 준비했어요. 함께 보면, 지금 눈앞의 문제들에만 빠져 허우적거리는 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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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각자 자라는 속도가 다를 뿐 by 이소영아하 에세이 2024. 6. 11. 18:51
어릴 적 명절이 되면 경기도 외곽에 있는 이모집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이모집 뒤에는 낮은 산이 있었는데, 산 아래에는 소나무가 많았다. 이모는 추석마다 이 소나무 숲에서 주운 솔잎으로 송편을 쪄주었다. 대학생이 되어 다시 그 소나무 숲에 갔는데, 소나무 중 일부는 리기다소나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소나무는 한곳에서 잎이 두 개가 나지만, 리기다소나무는 잎이 세 개가 난다. 이들은 1970년대 황폐해진 우리 산에 식재된 속성수 중 한 종이다.속성수는 빠르게 자라는 나무를 일컫는다. 우리 산에는 리기다소나무와 아까시나무, 오리나무 등 속성수가 많다. 1960〜70년대 황폐한 우리 땅을 하루빨리 푸르게 만들어야 했고, 그렇게 심어진 나무가 이제는 아름드리나무로 커버렸다.지구에는 최소 6만 종의 나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