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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만의 테마를 설정하는 일 by. 이진선
    아하 에세이 2022. 11. 28. 11:37

     

    (c) Oli Dale

     

    테마 찾기의 다른 말, 독자 찾기

    브랜딩 글쓰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벽은 테마다. 테마 정하기를 어려워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글로 쓸 수 있는 테마가 없는데 어떻게 찾아야 하나요?"

    쓰고 싶은 글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이 다르면 어떡해야 하나요?”

     

    어느 경우든 브랜딩을 위한 테마를 생각할 때 반드시 전제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브랜딩 글쓰기는 곧 온라인 글쓰기라는 점이다. 우리는 왜 일기장이 아닌 온라인에 글을 쓰는 걸까? 혼자 보는 글이 아닌 공개 글쓰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를 분명히 인지하지 않으면 브랜딩을 위한 테마는 결코 정할 수 없다.

     

    일기와 공개글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독자의 존재 유무다. 혼자 보고 만족하는 글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글을 쓰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는 의미다. 온라인에 글을 쓴다는 것은 누군가 내 글을 읽어주고, ‘좋아요를 눌러주고, 댓글을 달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다. 내 경험과 지식을 통해 타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다는 욕망의 수단이기도 하다. 더불어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기회와 연결되기를 바라는 설렘을 담고 있기도 하다.

     

    테마를 정한다는 건 독자를 정한다는 말과 같다. 누구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지 분명히 드러나는 콘텐츠는 자연스럽게 출판, 기고, 강연, 취업, 이직, 관계 형성, 인지도 향상 등 다양한 기회로 연결된다.

     

    테마 찾기를 위한 4가지 질문

    테마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이 교차하는 지점에 있다. 직업인으로서 커리어를 위한 콘텐츠 자산을 축적하는 것이라면, 단지 취미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면 이 4가지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1. 브랜딩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2. 누구에게 나를 드러낼 것인가?

    3. 그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4. 그들에게 나를 어떤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가?

     

    테마를 정하는 건 포지셔닝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사람 안에는 다양한 모습이 있다. 그중 무엇에 집중해 사람들에게 드러낼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장 무난한 방법은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기반으로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이다. 나는 브랜딩을 통해 디자이너로서 인지도를 올리고 싶었다. 셀럽이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내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오래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성적이고 말주변도 없는, 일만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내가 나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나를 발견하고 찾아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일하는 업계의 사람들이 내 글을 읽기를 원했다. 특히 주니어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대기업이 아닌 이상 너무 많은 회사가 체계도 사수도 없이 일했기 때문이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했던 2017년만 해도 모르는 것을 물어볼 커뮤니티나 직무 교육 서비스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나와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에 글을 쓰는 디자이너들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였다. 해외 아티클을 번역해 소개하거나, 최신 그래픽 툴의 사용법을 알려 주는 테마가 대다수였다. 타인과 경쟁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10년 동안의 현장 경험과 책을 읽고 배운 내용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기로 했다.

     

    디자이너는 많지만 책을 읽는 디자이너는 많지 않다. 실무를 잘하는 디자이너는 많지만 체화한 것을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줄 아는 디자이너 역시 많지 않다.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디자인 + 10년 현장 경험 + + 디테일하고 실질적인 설명 방식이라는 키워드를 모으니 나다운 글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람들에게 자기 일을 좋아하고 이성적이며 친절하게 알려주는 디자이너 선배로 보이고 싶었다.

     

    결국 내가 정한 테마는 <사수 없이 일하며 성장하는 법>이었다.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댓글로 반응하는 것을 보면 독자에게 주고자 했던 가치가 잘 전달되었는지 알 수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것이 없다면

    처음부터 4개의 질문에 대답하기 어렵고 도저히 떠오르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좀 더 가볍게 생각해보자.

    1. 일과 관련한 것이 아니지만 평소에 사람들이 내게 자주 물어보는 것은 무엇인가?
    2.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 사원이 들어온다면 무엇부터 알려주면 좋을까?
    3. 예전에 밤새도록 집중해서 보았던 콘텐츠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4. 대단한 건 아니지만 알고 있으면 일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나만의 꿀팁은 무엇인가?
    5. 내게는 너무 쉽고 당연한데 다른 사람들은 의외로 어려워하는 것이 있다면?

     

    거창하지 않더라도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충분하다. 사람들은 늘 검색을 한다. 일하면서 부딪히는 불편과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다면 가치가 있는 콘텐츠다.

     

    내 안에서부터 실마리를 풀어가는 방법도 좋지만 밖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콘텐츠를 많이 봐야 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중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다. 아래 세 가지 채널을 추천하고 싶다.

     

    🔰 네이버 인플루언서 검색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사람들이 어떤 세부 키워드를 검색하는지, 어떤 인플루언서들이 활동하는지 볼 수 있다.

    🔰 브런치
    브런치에서 검색을 하면 글, 작품, 작가별로 결과를 볼 수 있다. 작가 탭을 누르면 직업별로 검색 결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꼭 활용해 보면 좋겠다.

    🔰 내 분야의 뉴스레터
    해당 페이지에서 분야별로 다양한 뉴스레터를 볼 수 있다. 여기가 아니어도 포털에서 ‘디자인 뉴스레터 추천’과 같이 내 분야의 키워드를 붙여 뉴스레터를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 밑줄을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카테고리와 키워드를 바탕으로 어떤 작가들이 활동하는지, 그 작가들은 어떤 독자들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지, 채널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보자. 어느 순간 닮고 싶은 작가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내가 쓰고 싶은 테마를 다루고 있거나, 미래에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이미 달성해서 부러운 사람이 있다면 팔로우하자. 작가가 최초에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 첫 글부터 정주행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롤모델이 있으면 훨씬 선명하게 그림을 그리며 실행할 수 있다.

     

    당장 내 맘에 드는 작가나 카테고리를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면 꾸준히 콘텐츠를 보는 것부터 시작하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좋은 콘텐츠란 무엇인지 평소에 감각을 익히는 것은 크리에이터의 기본이다. 보다 보면 쓰게 된다.

     

     

     

     

     

     

     


    글. 이진선

    2007년, 디지털 에이전시에서 일을 시작해 웹과 앱, 프로모션 페이지 등을 디자인했다. 일하며 마주한 의문들을 열심히 수집하며 답을 찾았으나 번아웃으로 퇴사한 뒤, 프리랜서로 연 수익 1억 원을 거두며 10년 차 디자이너가 되었다. 2019년, 일터에서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 관해 기록하기로 다짐하고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했다. 그렇게 연재한 글로 ‘제8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했다.

     

    커뮤니티형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 '한달어스'를 공동 창업해 2년 동안 운영했다. 지금은 브랜딩 디렉터, 작가, 디자이너, 자기발견 디렉터라는 직업을 병행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디자인하는 사람, 실패보다 가능성을 보는 사람, 일에 진심인 사람들의 성장과 자립을 돕는 사람을 꿈꾼다. 지은 책으로는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가 있다.

     

     

    연재를 진행합니다

    '직장인을 위한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를 주제로 이진선 작가의 에세이가 매월 1회 연재됩니다.(총 6회)

    *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1화 내 분야에서 존재감을 가진다는 것
    2화 인맥 없는 내향적인 직업인의 강렬한 무기
    3화 온라인에서 나를 드러내는 '퍼스널 브랜딩' 노하우
    4화 나만의 테마를 설정하는 일 (현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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