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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글쓰기의 재료 3가지 : 경험, 지식, 사유 by. 이진선아하 에세이 2022. 12. 9. 14:16
좋은 글의 재료 3가지 : 경험, 지식, 사유
보통 이력서나 경력기술서를 쓸 때 가시적인 수치로 증명할 수 있는 스펙과 경험을 쓰도록 강요당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다양한 내적 자산이 필요하다. 일을 맡았을 때 끝까지 해내는 책임감, 성실함, 소통하는 능력, 갈등에 대처하는 능력, 창의력 등이 그렇다. 서류상 몇 가지 단어나 말로는 이를 증명하기 너무 어렵다. 커리어 브랜딩 글쓰기는 내 안에 있는 보이지 않는 역량들을 글이라는 도구로 증명하는 수단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유명해 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대상에게 나를 증명하기 위해 쓴다.
그렇다면 커리어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의 관점에서 좋은 글이란 무엇일까? 글쓰기를 하거나 브랜딩을 할 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을 너무 평범하다고 말한다. 가진 것이 없고 잘하는 것도 없다고. 그런데 차분히 생각해보면 자신이 생각보다 가지고 있는 재료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글의 재료는 크게 3가지다. 바로 경험, 지식, 사유다.
- 경험 : 해본 것
- 지식 : 공부한 것
- 사유 : 경험과 지식을 통해 깨달은 것, 체화한 것
많은 글이 세 가지 중에서 하나만 들어 있다. 경험만 서술하는 경우에는 ‘내가 오늘 ~했다.’로 끝난다. 보는 사람이 공감을 할 수는 있지만 유용함을 얻기는 어렵다. 지식만 가지고 정보만 나열하면 글이 건조하고 몰입이 어렵다. 또한 자기 생각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한 말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차별성 있는 글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사유는 경험이나 지식을 쓰고 그 뒤에 붙이는 것이 좋다. 만일 사유만 쓰면 현실성이 없고 추상적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이 이해하기 어렵다.
경험은 공감을, 지식은 유용함을, 사유는 깨달음을 줄 수 있다. 한 편의 글에 이 세 가지가 모두 담겨 있으면 정말 좋은 글이지만 모두 녹여내기는 쉽지 않다. 삶에서 얻은 경험과 일에서 얻는 지식, 이 두 가지만 잘 활용해도 충분히 차별성 있는 글을 쓸 수 있다.
좋은 글 = 경험(삶) X 지식(일)
글을 쓸 때 이 글을 통해 독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에 따라 적절한 재료를 선택해서 글에 녹이면 된다. ‘공감으로 시작해 유용함으로 마무리한다.'라고 생각하자. 아래 소개하는 경험 재료와 지식 재료를 찾기 위한 몇 가지 관점을 참고해보자.
🔸 경험 재료 1. 긍정이든 부정이든 모두 OK
책 <순간의 힘>에서는 부정적인 전환점을 '구덩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살면서 구덩이에 빠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 속에 계속 머물러 있지 않았고, 그래서 이렇게 브랜딩 글쓰기를 위한 글을 읽고 있다. 구덩이 속에서 다시 일어나 걷게 만들어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사람일 수도 있고, 어디선가 본 한 문장일 수도 있고, 지나가다 우연히 들은 뉴스의 한 소식일 수도 있다.
글을 쓸 때는 단지 긍정적인 경험만 재료가 되는 것이 아니다. 긍정적인 경험과 부정적인 경험 모두가 훌륭한 글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부정적인 경험에서 무언가 깨달음을 얻었거나,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게 되었다면 그 자체로 타인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훌륭한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자기 경험에 의미를 부여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바로 글쓰기의 힘이다.
🔸 경험 재료 2.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평범함
흔히 평범하다는 말을 개성이 없거나 차별성이 없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그렇지만 글을 쓰는 사람에게 평범함이란 매우 중요한 재료다. 공감이란 평범함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이다.
"앗, 저거 나도 생각했던 건데!"
"나도 저런 경험해 본 적 있는데!"
"맞아. 나도 저런 어려움을 겪었었지."
"와. 나도 궁금했던 건데. 이 사람은 이렇게 해결했구나!"
좋을 글을 쓰고 싶다면 글을 읽는 독자가 '맞아. 나도 비슷한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누구나 경험했을 법한 보편적인 작은 순간에서 시작해 지식, 사유, 문제 해결로 내용을 연결하면 바로 그 지점으로부터 차별성이 만들어진다.
🔹 지식 재료 1. 일하며 배우고 익힌 것
일을 하는 동안 무엇을 배우며 성장했는가?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가? 잘 생각해보면 조직에서 나에게 요구하는 업무 내용과 기대감, 조직 문화, 시스템, 팀 구성 등 어느 지점에서는 반드시 경험하며 배우는 것이 있다. 아래 두 가지 질문에 답을 해보자.
- 지금까지 한 일 중에 비록 크기가 작더라도 '의미 있게' 성취한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그 성취가 가능했나(과정)? 그 결과 무엇이 달라져나?
-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가?
더불어 내가 가진 지식과 강점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질문이 있다. 바로 주변 사람들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내게 자주 묻는 질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 사람들이 반복해서 내게 부탁하는 것은 무엇인가?
- 이 부분에서만큼은 다른 사람에게 잘 설명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 지식 재료 2. 업계 트렌드 속의 내 관심사
사람들이 좋아하는 글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 고민이 될 때는 오프라인 서점에 가자. 서점에는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제의 책을 모아 놓은 매대가 있다. 내가 일하는 분야의 책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면 업계 트렌드의 전반적인 지도를 그려볼 수 있다.
뉴스레터를 보는 것도 좋다. 분야마다 양질의 아티클을 큐레이션해주는 뉴스레터가 반드시 있다. 전부 읽지는 않더라도 제목만이라도 꾸준히 보자. 내 분야의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다.
업계 트렌드 속에서 내가 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도 좋지만, 아직 잘 몰라도 관심 있어서 공부하고 싶은 키워드를 찾는 것도 좋다. 공부하며 배우는 과정을 기록하는 것도 훌륭한 커리어 브랜딩의 과정이다.
글. 이진선
2007년, 디지털 에이전시에서 일을 시작해 웹과 앱, 프로모션 페이지 등을 디자인했다. 일하며 마주한 의문들을 열심히 수집하며 답을 찾았으나 번아웃으로 퇴사한 뒤, 프리랜서로 연 수익 1억 원을 거두며 10년 차 디자이너가 되었다. 2019년, 일터에서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 관해 기록하기로 다짐하고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했다. 그렇게 연재한 글로 ‘제8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했다.
커뮤니티형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 '한달어스'를 공동 창업해 2년 동안 운영했다. 지금은 브랜딩 디렉터, 작가, 디자이너, 자기발견 디렉터라는 직업을 병행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디자인하는 사람, 실패보다 가능성을 보는 사람, 일에 진심인 사람들의 성장과 자립을 돕는 사람을 꿈꾼다. 지은 책으로는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가 있다.
연재를 진행합니다
'직장인을 위한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를 주제로 이진선 작가의 에세이가 매월 1회 연재됩니다.(총 6회, ~23년 1월)
*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1화 내 분야에서 존재감을 가진다는 것
2화 인맥 없는 내향적인 직업인의 강렬한 무기
3화 온라인에서 나를 드러내는 '퍼스널 브랜딩' 노하우
4화 나만의 테마를 설정하는 일
5화 브랜딩 글쓰기의 재료 3가지 : 경험, 지식, 사유(현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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