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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어때’가 위기를 돌파하는 법 : 김용경 여기어때컴퍼니 브랜드실 실장
    아하 스토리 2024. 8. 19. 17:54
    지금 당장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대리만족할 수 있도록 만든 콘텐츠였는데 결국 사람들의 여행하고 싶은 심리를 자극했어요. 가장 어렵다고 느꼈을 그 시기에 여기어때는 오히려 브랜드 지표와 매출 모두 가장 큰 성장을 보였습니다.

     

    ⓒ김용경, 《끝도 경계도 없이》

    종합 여행 여가 플랫폼 여기어때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김용경 실장.
    브랜드 전략과 디자인, 공간, 광고, 홍보, ESG, 사진, 영상, 소셜 콘텐츠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3명(활성화 기기 기준 1,100만 명)이 사용하는 앱으로 이끌고, 2년 넘게 여행 카테고리 분야 월 다운로드 수 1위를 이가고 있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광고 대행사, 홍보 대행사, 제작 PD, 이커머스, 컨설팅 경력에 에어비앤비 슈퍼호스트, 뮤지컬 배우, 공연 연출가, 앨범 프로듀싱까지 경험하는 등 넓은 커리어 스펙트럼을 바탕으로 브랜드 업계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 위기를 돌파하는 법

    Q.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여행 및 숙박 관련 플랫폼 브랜드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여행·여가라는 브랜드 키워드에 전적으로 반하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여기어때만의 브랜드 전략이 있었을까요?

     

    여기어때만의 브랜드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변화하는 시대를 읽고 거기서 얻은 것들을 적용해 오히려 위기 속에서도 성장할 수 있었어요. 여기어때가 리브랜딩하던 시기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행동이 제약받던 시기였습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이 모두 멈췄던 시기였지요. 감염병 예방을 위해 시행되는 정책도 불리하기는 마찬가지였어요. 하지만 여기어때는 이러한 상황을 계기로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시장조사 등 데이터를 보니 한적하고 조용한 국내 여행을 가고 싶어 하는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어요. 이에 볼빨간사춘기 안지영과 폴킴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혼자 한적한 시골로 여행 가는 거 어때’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코로나 블루로 가까운 곳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감염병의 심각도에 따라 여행에 대한 방역 지침이 달라지다 보니 짧게라도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죠. 이에 제휴점들과 협업해 체크인 당일에 예약을 취소해도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코로나19로 확진 받으면 이동이 불가능했으니까요. 브랜드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긍정적인 고객 경험을 만드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했어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유튜브에서는 해외 여행지에서 운전하며 돌아다니는 영상이 꽤 인기를 얻었어요. 이에 주목해 ‘지금, 여기’라는 콘텐츠를 기획했어요. 지금 당장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현재 그 여행지의 모습을 보여주자는 취지였죠. 사람들이 대리만족할 수 있도록 만든 콘텐츠였는데, 결국 사람들의 여행하고 싶은 심리를 자극했어요. 역시 여행은 직접 떠나고 경험해야 하나 봐요. (웃음) 모두가 가장 어렵다고 느꼈던 그 시기에 여기어때는 오히려 브랜드 지표와 매출 모두 가장 큰 성장을 이뤘습니다.

     

    Q.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극복할 수 있었던 여기어때만의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시대를 잘 읽고 분석해서 대응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직과 환경이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어때 브랜드에 새로 합류하는 동료들이나 함께 일하는 파트너사들을 통해 조직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데요. ‘모두가 생각보다 애사심이 있다’는 재미있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습니다. 브랜드에 애정이 강한 조직원들과 함께 브랜드를 담당하는 건 많은 장점이 있어요. 특히 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 함께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가 가장 큰 복지입니다.

     

    📍 브랜딩의 핵심은 브랜드의 중심을 잡는 것

    Q. 여기어때가 나아갈 방향성을 새롭게 잡으면서 특히 신경 썼던 부분이 있을까요?

     

    여기어때가 지켜야 할 것과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바뀌어야 할 것들을 정의하는 것이었어요. 여행의 본질은 지키지만 변할 수 있는 것들은 과감하게 재정의했습니다. 경쟁사를 새롭게 정의하는 것도 필요했어요. 특히 같은 산업의 다른 브랜드가 아닌,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OTT 서비스, 그리고 배달 앱 등 ‘집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브랜드를 경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밖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방향성을 잡고 뾰족한 브랜딩을 하면서 브랜드 메시지를 쌓았습니다.
    더불어 브랜드가 방향을 새로이 잡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기존 브랜드 콘텐츠 메시지와 톤앤무드를 바꾸었습니다. 광고 캠페인에서 가장 안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광고모델과 크리에이티브는 기억하지만 브랜드 메시지는 휘발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어때의 방향성에 맞는 브랜드 메시지가 층층이 쌓일 수 있도록 여기어때만의 커뮤니케이션 무드를 고민했어요. 또한 브랜드 이미지가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빅모델 전략을 고집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어때만의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운다면 어떤 모델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이에 따라 당시 많이 알려지지 않아 선택하기 쉽지 않았던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식도락 유튜버 마츠다 부장 등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기용해 여기어때만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Q. 여기어때하면 수많은 인플루언서가 여기어때 CM송을 즐겁게 부르며 여행하는 모습이 떠올라요. 매 시즌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만큼 반응이 좋습니다. 다음엔 누가 나올지 기대되기도 하고요. 이들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여행할때 여기어때’요. 사람들이 여행을 생각하면 여기어때를 떠올리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광고나 콘텐츠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검색이나 알고리즘에 의해 계속 보이기 때문에 언제 봐도 유효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사람들마다 여행 가고 싶어지는 포인트가 모두 다르고 다양하기 때문에 ‘여행할때 여기어때’라는 메시지를 다양한 화자와 상황을 통해 전달하고 있어요.

     

    Q. 광고를 넘어 ‘지금, 여기 시리즈’, ‘여행 플레이 리스트(여플리)’ 등 여행과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점점 넓혀가고 있는데요. 이렇게 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브랜드는 비용을 들여 광고를 만드는데, 고객은 돈을 지불하더라도 광고를 보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에요.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유료 서비스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는 데서 이런 움직임을 엿볼 수 있습니다.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해서는 결국 콘텐츠에 브랜드 메시지를 녹여야 했어요. 이제 좋은 시간대, 좋은 지면을 선점해서 광고하는 것보다 ‘인기 급상승 동영상’이 될 수 있도록 좋은 소재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사람들이 찾아보는 콘텐츠를 기획하려고 하죠. 상업성을 가진 브랜드의 콘텐츠가 자생력을 갖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되는 일은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여기어때의 광고 콘텐츠가 인급동(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올라가면 팀원들과 기쁨을 감추지 않고 좋아합니다.

     

    ⓒ여기어때컴퍼니, 《끝도 경계도 없이》

     

    📍 여기어때컴퍼니에서 일한다는 것

    Q.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기 위한 실장님만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브랜드 업계는 너무도 빨리 변해요. 시시각각 바뀌죠. 그래서 저만의 관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만의 통찰을 얻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해요. 특히 지금 제가 일하는 영역이 아닌 다른 영역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해요. 배우, 자영업자, 선생님, 중학생, 외국인, 공연 연출가, 사진작가, 댄서, 인플루언서 등등. 그렇게 다양한 분들과 만나며 그들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영감들을 얻습니다. 지난주에 본 드라마 얘기만 해도 그들의 시선과 해석이 저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새로운 관점을 통해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Q. 아무래도 여행, 여가와 관련된 산업군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활발한 성향의 팀원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조직에서 실장님은 어떤 리더이신가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 꼭 지키고자 하는 원칙이나 기준이 있으신지요?

     

    저는 모두가 사심으로 일하고 그것을 서로가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분위기의 조직을 만들고 싶어요. 개인의 사심과 회사의 방향성이 조금이라도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건 너무나 행복한 일이거든요. 내가 좋아하고 관심 있고 잘하고 싶은 영역은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조직이 되길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리더나 조직이 표현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하지요. 그 부분을 가장 고민하고 있습니다.

     

    Q. 실장님이 생각하는 좋은 브랜드란 무엇인가요? 좋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 어떤 것을 갖춰야 할까요?

     

    좋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브랜드만의 메시지가 겹겹이 쌓여서 더욱 명확하고 선명해져야 합니다. 좋은 브랜드는 많이 있지만, 좋은 브랜드로 오래도록 생존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오랜 세월 계속해서 생존해 있는 모든 브랜드를 좋은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 성장하는 브랜드를 만날 수 있었다는 것 그 자체가 저에게는 즐거운 도전이었어요. 저는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즐겁게,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어요. 이러한 경험들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출처: 끝도 경계도 없이 - 국내 최고 브랜드 책임자 12인의 생존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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