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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나를 지켜준 몇 가지 루틴들아하 스토리 2022. 12. 2. 15:24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시작하고부터 나의 일상을 지켜준 몇 가지 루틴이 있다. 그중에서 매일 반복하는 것이 전화 영어 30분과 스트레칭 30분이다. 두 개를 합쳐서 1시간이 일과가 아침과 저녁에 딱 버텨주니, 그나마 다른 일정들이 쉬이 무너지지 않고 비교적 잘 유지되는 편이다. 매일은 아니지만 새벽 독서, 봉사, 독서 모임, 글쓰기 인증 모임 같은 루틴도 재택근무에 원동력이 되어준다. 이런 루틴들 덕분에 프리랜서인 내 식사 시간도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처럼 규칙적이다. 어떤 지인은 내게 밥은 먹었느냐고 물을 때마다 먹었다고 대답하니까 한 번은 웃으며 말했다.
“정말 신기하네요. 집에서 일하면서 어떻게 그렇게 식사를 제때 잘 챙겨 먹지?”
내 하루 루틴을 다 설명할 수 없어서 에둘러 웃고 말았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저녁 7시까지 거의 일정한 패턴으로 일하는 나를 보고 친구들은 대단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몰라서 하는 소리이다. 내가 루틴을 지키는 것이 아니고, 루틴들이 나를 지켜주는 것이다. 자질구레하고 소소한 루틴들이 내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루틴은 평생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질려서 겁을 먹게 된다. 좀 유연하고 느슨하게 생각해야 한다. 계속할 수도 있고 지금 당장이라도 그만둘 수 있다고 가볍게 여기는 게 낫다. 두 주먹 불끈 쥐고 결심하지 말자. 작심삼일이어도 괜찮다. 작은 루틴을 계속 만들어가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해서 좋아 보이는 루틴을 억지로, 또는 무리해서 따라 하기도 하는데 그건 본인에게 별 도움이 안 된다. 뿌듯함도 잠시다. 재미도 느끼지 못하고, 오래 지속하지 못해서 좌절감만 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루틴은 ‘스스로 창조’ 해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맞춤 설계해야 한다.
아래에 오랫동안 지켜온 루틴들을 적어보았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면서, 5년 이상 지속한 루틴들만 모았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금까지 해온, 또는 앞으로 하고 싶은 자신의 루틴을 적어보자. 예전에는 했는데 지금은 하지 않는 일을 적어 도 된다. 다 적고 나면 자신이 좋아했거나 좋아하는 것이 한눈에 보일 것이다.
다 적어놓고 보니 대단히 자랑할 만한 결과물은 없다. 그러나 아쉬움이 들기는커녕 그것들이 오랫동안 나를 지켜주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 하루의 루틴으로 당장 큰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루틴은 큰 결과물을 바라기보다는 ‘내가 했다’라는 조금은 무덤덤한 마음들이 쌓이는 맛이다. 어쩌면 아무 생각 없이 해나간다는 것이 루틴의 최대 장점이 아닐까? 큰 성취감을 주는 것들에는 아무 생각이 없을 수가 없다. 자기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고 혹시, 혹시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나는 하는 일이 잘 안 풀릴 때 그것과 관계된 아주 작은 루틴들을 만든다. 물론 내가 할 수 있고, 또 내가 좋아하는 루틴만으로 설계한다. 그리고 그것을 아무 생각 없이 무덤덤하게 해 나간다. 다만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나는 안다, 그것들이 어쩌다 잠깐 보여주는 미소를. 찰나이지만 그러고는 다시 무덤덤해지는 나의 루틴들. 뭔가 대단한 기대를 품지 않고 그냥 하루하루 쌓아나가는 것이 나만의 루틴을 갖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득히 멀어 보여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그것만이 유일하다.
우리는 자신이 반복한 일로 이루어진다.
그렇기에 탁월함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 아리스토텔레스출처
- 본 내용은 김유진의 <매일 하면 좋은 생각>에서 발췌 및 재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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