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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아하 꾸러미 2022. 3. 7. 17:04
퇴근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데, 새삼 창밖의 노을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매일 지나는 길이었는데 오늘에야 발견한 것이다. 행복은 언제나 멀리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바쁘다는 핑계로 곁에 있는 작은 행복을 놓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작지만 힘이 센, 작은 행복을 가득 담은 3권의 책을 소개한다. 🐑 written by 루비
행복의 ㅎ을 모으는 사람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때로는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마음에 남게 되는 말이 있는데,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가 그랬다. 제목이 좋아서 책을 붙잡고 제목만 여러번 따라 읽었던 기억이 난다.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라니, 좋아하는 걸 골라낼 수 있다니. 그리고 나아가 좋아하는 마음을 더 좋아할 수 있다니! 이렇게 맑은 말이 있다는 사실에, 나는 한참을 책 표지를 바라봤던 것 같다.
다정한 제목을 가진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는 우리가 잃어버리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틈 속의 작은 행복을 보여준다.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작은 기쁨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맥주 한 잔의 기분, 길을 걷다 마주친 창문과 꽃들이 주는 작은 기쁨들 말이다. 소소하지만 촘촘하게 쌓인 행복의 세계를 엿보고 있자니, 단단한 마음을 비집고 바람 한 폭이 불어 들어오는 것 같았다.
무엇이든, 자신을 평소의 자신보다 조금 더 좋아지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좋아하자. 아주 많이 좋아해버리자.그럼 그 무언가가 모르는 사이 인생을 서서히 바꾸어놓기도 한다. 그건 아마 좋은 나를 조금씩 연습할 수 있어서일 것이다. 좋은 나를 만나고 알아가고 연습한 기분은 내 속에 남아 나를 차츰 그런 사람으로 만든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것’ 없이도 좋은 내가 되겠지. 아직은 그런 단계에 이르지 못해, 이 글은 사실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썼다.
-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 게 취미」 중에서
'좋은 나를 조금씩 연습한다'는 저자의 말이 다정하게 다가왔다. 매일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은 내 속의 평화를 쉽게 흩트려 놓지만, 어떤 마음에 집중해서 살 것인지는 오롯이 각자의 선택에 달렸다는 말 같았다고 할까. 외부에서 밀려오는 부정적인 감정은 완전히 막을 순 없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이 될지는 내가 결정할 수 있다는 말 같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는 조금 더 밝고 아름다운 쪽으로 걸어보고 싶어졌다. 망한 것에만 집중하지 않고, 눈을 들어서 더 좋은 곳으로 가보고 싶어졌다. 싫어하는 걸 더 싫어하는 쪽이 아닌,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는 쪽으로. 마음을 바닥 말고 하늘로, 바다로, 숲으로 이끌고 가선 나만의 행복의 'ㅎ' 조각을 수집하고 싶었다.🎈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오늘도 리추얼
눈이 잘 떠지지도 않는데 아침만 되면 핸드폰 앱을 뒤져 노래를 튼다. 일을 하다 집중이 필요할 때도,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릴 때도 귀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는다. 그냥 습관으로만 여겼던 일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노래를 듣는 일도 '나를 위한 리추얼'이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추얼(ritual)이란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반복적 행위이다. 무의식적으로 음악을 듣는 게 '습관'이라면, 음악을 들으며 내 몸과 마음을 살피는 것이 '리추얼'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를 이해하고 채워나가는 일 말이다. <오늘도 리추얼>은 음악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확장시켜 나간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음악과 연결되어 긍정적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도 좋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세심함도 좋았다. 습관처럼 그냥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단단히 쌓아 나가는 힘 말이다.
좋아하는 마음을 따라 몇 개의 열쇠를 모았고, 그 열쇠는 종종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었다. 음악과 동행하며 나만의 재미와 멋이 무엇인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라는 사람을 더 잘 알게 됐고, 남들이 뭐라고 해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을 나만의 기준을 잡을 수 있게 됐다. 그 기준에 따라 어느 곳에 잠시 정착하고 다시 떠나기를 반복하면서 이 여정이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 「오늘도 리추얼: 음악, 나에게 선물하는 시간」 중에서
좋아하는 마음이 누군가의 세계를 이렇게 단단하게 채울 수 있다니. "내가 좋아하는 것이 나의 정체성, 가치관, 일상에 점점 더 밀접하게 연결되기 시작한다. 파고드는 시간만큼 취향은 내 것이 되고, 더욱 견고해진다."라는 저자의 이야기처럼, 좋아하는 마음으로 한 사람의 중심이 모이는 모습이 참 부러웠다.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고, 나도 그처럼 하나의 중심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리추얼>이 더 좋았던 이유는 페이지에 QR이 있어, 이야기를 읽으며 바로 그 음악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 보통 책에서 만난 음악은 '나중에 찾아봐야지'라고 기록해두곤 잊어버리곤 하는데, 바로 핸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어 더욱 즐거웠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배경음악처럼 내 삶에도 하나의 음악이 계속되는 느낌이었달까.🎧
작고 소중한 오늘을 위한 to do list
쉽게 행복해지는 사람
사실 올해 나의 목표는 '명랑만화처럼 살기'였다. 작은 것에 깔깔 웃고 좋은 것만 생각하며 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았으나, 3월이 된 지금까지는 성공한 날이 거의 없던 것 같다. 좀 유쾌하게 살고 싶었는데 여전히 작은 일에 바짝 긴장하고, 매일은 정신없이 지나가 버린다. 혼자 재택근무를 하는 일이 익숙해진 것도 같지만, 숨겨진 마음 아래엔 자잘한 불안과 무력감이 있었고, 그것들은 '명랑만화처럼 살고 싶다는' 소망의 발목을 잡았던 것 같다.
<쉽게 행복해지는 사람>은 타인의 반응을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고, 지금 보이고 느껴지는 것에 집중하라고 한다. 세상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이니, 작지만 할 수 있는 행복을 챙겨보자고. 편안하게 대화를 거는 듯한 이야기에 페이지마다 붙잡고 '맞아' '와, 맞아...' 하며 자꾸만 혼잣말을 하며 공감을 했다. 엉킨 실처럼 뭉쳐있던 감정을 누군가 하나하나 풀어주는 것 같았달까.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많지만, 말하기엔 뭐하고 그렇다고 숨기기엔 불편한 일상의 감정들을 쉽게 짚어주는 것 같았다.
어쩌면 삶이란 그렇게 쌓인 부정적 자기를 끊임없이 걷어내며 나아가는 과정일지 모른다. 물론 부정적인 면 일부를 걷어낸다고 한순간에 완전히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그 노력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이미 굳어진 나의 단면들이 180도로 달라질 수는 없대도 어제보다 조금 더 괜찮은 하루를 만들기에 당신의 노력은 충분할 테니까. 오늘 하루가 버겁게 느껴질 때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잘 살아왔는지를 동시에 떠올렸으면 한다.- 「쉽게 행복해지는 사람」 중에서
살다 보면 긍정적인 일보다 부정적인 일에 우리는 더 집중하게 된다. 힘들었던 감정을 생각하다 보면 정말 좋았던 순간들을 쉽게 잊어버리곤 한다. '명랑만화처럼 살기'라는 목표가 한 차례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닐까. 분명 좋았던 일이 많았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어쩌면 삶이란 그렇게 쌓인 부정적 자기를 끊임없이 걷어내며 나아가는 과정일지 모른다'라는 저자의 말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당장 변하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조금씩 천천히 노력한다면 나의 중심도 더 밝은 곳으로 나아갈지 모르겠다.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드려보는 노력, 그게 바로 '쉽게 행복해지는 사람'으로 가는 첫 발걸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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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리추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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