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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으면서 먹는 얘기할 때가 제일 좋아🍕
    아하 꾸러미 2022. 2. 20. 23:51

     

    먹는 얘기는 언제 해도 즐겁다. ‘거기 가봤어요?’로 시작되어, ‘여기도 맛있어요.’로 이어지는 맛깔스러운 대화들. 서로 맛있었던 음식을 이야기하며 정말 좋았던 곳이나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서로에게 추천해준다. 그럼 소개해준 음식을 기억해 두었다가, 집에 돌아와 꼭 찾아본다. 내가 추천해서 먹어보았는데 정말 맛있었다는 피드백이 돌아오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기쁨을 넘어 뿌듯함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음식이 주는 기쁨은 우리 짐작보다 거대하다. 매일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잊을 때도 있지만, 삶에서 확실한 행복을 빠르게 주입시켜 주기 때문. 읽기만 해도 입맛이 도는, 삶에 감칠맛을 잔뜩 더해주는 3권의 책을 소개한다. 🐑 written by 루비

     

     

    회사에서 하면 더 재밌는,

    먹으면서 먹는 얘기할 때가 제일 좋아

     

    생각해 보면 먹을 때, 먹는 얘기를 가장 많이 한다. 예를 들어 짜장면을 먹다가도 '혹시 거기 가봤어?'라는 말은, 또 다른 짜장면과 탕수육과 짬뽕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한다. 그럼 함께 먹던 사람들이 하나 둘 말을 보탠다. '저 거기 가봤어요', '오 다음엔 거기도 가봐야겠어요!' 하면서.

     

    인생은 짧고 즐거움은 점점 줄어드는데 맛있는 음식은 이상하게 늘어나기만 한다. 예전엔 먹는 것 말고 재밌는 게 더 많았던 것 같는데, 어른이 되니 먹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또 없다는 걸 깨닫고 있다. 떡볶이, 파스타, 김치찌개, 냉면.. 아는 맛이지만 한 번쯤 그 음식이 간절히 먹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럼 팀 톡에 '오늘은 떡볶이 어때요?'라고 쓰게 되는 것.

     

    나는 회사에서 먹는 얘기할 때가 제일 좋다. 싫은 거 말고 좋아하는 것만 힘주어 얘기할 수 있어서도 좋고, 그렇게 대화가 풍부하고 맛깔스러울 수 없다. 그래서 <먹으면서 먹는 얘기할 때가 제일 좋아>를 읽다 보면, 당장 팀 아하레터와 함께 맛있는 걸 먹으러 나가고 싶어 견딜 수가 없다. 우리 팀은 먹는 것에 또 진심이고, 평일 하루의 대부분을 함께하기 때문에 서로의 맛집 취향도 속속히 알고 있기 때문. 

     

    돌아보면 음식은 삶에서 늘 큰 위로를 선물했다. 잦은 실수를 하는 내가 미워 견딜 수 없을 때도, 동료의 위로가 필요한 어느 밤에도, 좋은 일 앞에 기쁨을 나누고 싶은 날에도.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는 순간은 위안이 된다. 입이 즐겁고 자연스레 배가 차면서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행복해진달까. 그러니 먹으면서 먹는 얘기 하는 게 즐거울 수밖에!  빨리 어려운 시국이 서둘러 지나갔으면 좋겠다. 함께 잔을 부딪히며 나누는 마음이 그리워지는 요즘, 자유로워질 날을 기다리며 팀 톡방에 맛집 리스트를 쌓는다.

     

     

     

    톡톡 튀는 별미가 필요해!

    요즘 사는 맛

     

    퇴근 후 자전거를 타는 것이 나만의 리추얼인데, 요즘은 날이 너무 추워서 한동안 밖을 나서지 못했다. 겨울 바람이 쌩쌩 불 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집에 웅크리고만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잘하지 못하니 요즘 사는 맛이 잘 안 난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웃음이 터졌다. 아니, 우리는 기분을 표현할 때도 '맛'을 가지고 와서 쓰다니. 이만큼 먹고 사는 것에 진심인 민족이 또 있을까 싶다.

     

    <요즘 사는 맛> 이름도 귀여운 책이 탄생했다. 집에 있으며 많이 쓰게 되는 어플 중 하나가 바로 '배달의 민족'인데, 이 배민에서 음식 이야기를 가득 담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엔 배달의 민족 뉴스레터에서 연재했던 글을 모았는데, 우선 저자의 리스트가 화려하다. 김겨울 · 김현민 · 김혼비 · 디에디트 · 박서련 · 박정민 · 손현 · 요조 · 임진아 · 천선란 · 최민석 · 핫펠트 라니... 믿고 읽는 저자들의 이름을 보고 있자면, '얼마나 재밌을까!' 하는 기대가 먼저 앞선다.

     

    '그 이름은 토마토, 거꾸로 해도 토마토', '웃어볼까요, 치-즈' 같은 제목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난다. 맛있는 음식을 한 입 가득 베어 물고 나는 첫 웃음 같다. 식재료에 대한 자신만의 요리법이 담겨있기도, 음식에 대한 추억이 담겨 있기도 한 이야기는 마치 메뉴판을 보는 것 같은 즐거움을 준다. 별 것 아닌 평범한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별미 같은 글을 읽고 있자니 배가 고프지도 않은데 무엇인가 먹고 싶어 진다. 예를 들면 납작 만두라든지, 평양냉면 같은 것 말이다. 입 안에서 무언가 톡톡 터지듯 침이 고인다.

     

    이렇게 우리가 음식에 진심인 이유는 사실 별 거 없다. 잘 살고 싶어서. 삶에서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대충 해치우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것도 나의 삶의 일부이니 나를 챙기는 따듯함으로 대하고 싶은 것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잘 살아내고 싶어졌다. 잘 먹고 싶어 졌고.

     

     

    매일을 성실한 사랑으로 채우는,

    계절의 맛

     

    홀로 살다 보면 집밥이 유난히 그리워지는 날이 있다. 화려하게 수놓은 별미가 아니라, 소박하지만 함께 둘러앉아 나누는 가족의 밥상 말이다. 어린 시절 나는 밥상에 매번 올라오던 할머니의 가지 물김치를 그렇게 싫어했는데, 크고 나니 이상하게 그 시큼하고 쿰쿰한 가지 물김치가 문득 그리워진다. 여전히 그 음식이 입에 완전히 맞는 건 아니지만 가끔 떠오르는 것은, 가지 물김치에는 할머니의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일 테다.

     

    <계절의 맛>은 군산의 작은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자가, 가족과 계절에서 배운 맛을 기록한 책이다. 페이지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이루어져서, 읽는 내내 제철 음식을 먹는 것 같은 향긋한 맛이 난다. 봄의 미나리나물, 여름 콩국수, 가을의 사골국, 겨울의 북어포 구이까지. 듣기만 해도 입맛이 고이는 이야기를 읽고 있다 보면, 따듯한 사골국을 한 입 먹은 것처럼 속이 따듯해진다. 

     

    누군가의 음식 이야기를 읽으며 지난 나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맛에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독립하던 첫 날, 엄마가 챙겨준 사골국을 혼자 꺼내 먹으며 눈물이 터졌다는 저자의 말에 위로를 받는 건, 음식에는 사랑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이다.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러니 잘 챙겨 먹었으면 좋겠다는 다정한 마음 말이다. 우리는 모두 그 마음을 안다. 때로 사랑은 음식이란 모양으로 온다는 것을 숱한 경험들로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유난히 마음이 서걱서걱한 날엔 집에 일찍이 돌아와 시간을 들여 집밥을 차려 먹는다. 오늘 저녁이 그랬다. 집에 오자마자 서둘러 밥솥에 밥을 올리고, 얼마 전 엄마가 택배로 올려 보내 준 반찬도 하나씩 꺼냈다. 얼추 근사한 밥상이 차려졌다. 어린 시절 가족과 모여 앉아 먹던 모양과 똑같진 않더라도, 나름대로 직접 차린 음식을 먹으며 마음을 녹인다. 그러니 사계절 빼곡히 쌓아온 '계절의 맛'의 또 다른 이름은 사랑일 것이다. 차곡차곡 쌓아온 사랑으로 우리는 오늘을 또 나아갈 수 있을 테니.

     

     

     

     

    📚 소개된 책 더 알아보기(클릭하면 이동해요)

     

    - 먹으면서 먹는 얘기할 때가 제일 좋아

    - 요즘 사는 맛

    - 계절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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