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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없으면 말하지 않습니다아하 스토리 2021. 5. 4. 12:42
직장에서나 일상에서
아쉬웠던 장면들을 되돌아보면
대부분 제가 했던 말과 관련이 있습니다.
굳이 말을 할 필요가 없는데
괜히 말을 했다가 자신의 가치를 깎아 먹는 실수를
왜 그리도 많이 했던지…….
그런 말들은 대략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나? 잘 몰라. 숫자에 약해.”
“그거 알아. 재밌는 얘기가 있는데 들어볼래?”
“분위기 왜 이래? 분위기 좀 띄워줄까? 내가 옛날에 말이야…….”
“이거 비밀인데, 다른 사람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박 대리 알지? 그 자식 알고 보니…….”
주워 담을 수만 있다면 주워 담고 싶은 말들입니다.
할 말이 많아도, 아니 할 말이 있더라도 그 말을 줄여야 하는데 할 말이 없음에도 굳이 한마디 하겠다고 덤비다가 실수했습니다. 말하기를 줄이고 말 그 자체를 멈출 줄 알아야 하는데 많이 말해야 존재감을 드러내는 줄 알고, 많이 말해야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줄 알고, 대화에서 제 말이 차지하는 ‘분량 욕심’이 가득했던 것입니다.
일본에는 배가 80퍼센트 찰 때까지만 먹으라는 문화가 있답니다. 멈춰야 할 때를 알아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겠지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절제의 말하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모든 것이 넘쳐흐르는 ‘과잉의 시대’에 절제가 만만치는 않지만 말이지요.
자기 자신의 말하기에 많은 사람이 애착을 느끼는 이유는 말 몇 마디로 상대방을 변화시키겠다는 순진한 착각을 막연한 쾌감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내가 하는 말을 듣고 상대가 바뀔 거라는 믿음, 그 무모함을 이제 그만두어야 합니다.
섣불리 상대방을 변화시키겠다고 하는 알량한 자존심을 버리고 자신의 말을 듣고 있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세요. 다른 사람에게 영향력을 주려는 욕구, 그것을 통해 자기 자존감을 찾으려는 욕망을 다스리십시오.
일단 말을 줄이는 것으로 시작하세요.
나의 말이 방만해짐으로 인해 피해를 입을지도 모르는 사람에 대한 양보, 세상의 모든 것들에 무감각해지지 않는 타인의 삶에 대한 배려, 이러한 미덕들을 온전히 품을 수 있는 말하기의 태도니까요.
기억하세요. 할 말이 없는데도, 잘 알지 못하는데도, 억지로 말을 쏟아내다가 실수로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것이 말하기의 현명함입니다.
출처
위 글은 <핵심만 남기고 줄이는 게 체질>에서 발췌했습니다.
글. 김범준
비즈니스 말투 전문가. 강연자이자 작가.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후 삼성그룹, LG그룹 등에서 사업 전략 및 법인영업 분야에서 일해왔다.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다룬 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LG그룹, 삼성그룹, 현대기아차그룹, KB금융그룹 등의 대기업과 서울시, 경기도, 한국과학기술원, 국방부 등의 공공기관 그리고 고려대, 이화여대 등의 교육기관에서 커뮤니케이션 및 독서법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지은 책으로는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회사어로 말하라》, 《당신은 존재감 있는 사람입니까》, 《나는 매일 책을 읽기로 했다》, 《말투를 바꿨더니 관계가 찾아왔습니다》, 《50의 품격은 말투로 완성된다》, 《말투의 편집》 등이 있다.Copyright ⓒ wisdomhouse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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