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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의 지나친 요구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아하 스토리 2021. 3. 5. 09:30
자기자비, 나를 향한 친절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해서 자신의 고민을 마음껏 토로하는 친구 때문에 괴롭다는 분들이 많다. 자기 고민을 이야기하지는 못하고,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기만 하는 분들의 사연을 볼 때마다, 나는 말씀드린다.
“먼저 내 삶을 우선순위에 두세요.”
친구가 토라지면 어떻게 하냐고, 친구의 안부를 먼저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 그럴 때 나는 그분들에게 말한다.“왜 내 편부터 들어주지 않으시나요. 내가 나의 편이 되어야지요.”
내가 나의 편이 되는 것,
이 쉬운 일을 잘 못 해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착하고 내성적인 사람들,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기에 바빠 정작 자기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할 곳은 없는 사람들이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우울증에 빠질 확률도 높다는 것이다. 자기자비(self-compassion), 즉 자신을 향한 친절과 공감을 시작하지 않으면 정신건강의 적신호가 온다.
나를 돌보기 위해 전화기를 ‘무음’으로 설정할 용기, 나의 삶에 집중하고 싶을 때는 단호하게 전화기를 꺼놓는 용기가 필요할 때다.
나를 위한 버킷리스트를 짜는 것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바로 지금 나를 위한 일상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이 좋다. 죽기 직전의 절박함이 아니라 건강할 때 나를 돌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아주 소박한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예컨대 쉬는 것 자체를 잘 못 하는 사람들은 ‘원 없이 제대로 쉬는 것’을 버킷리스트에 포함시켜야 한다.
마음의 건강을 찾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내 자신의 소원 들어주기’, 즉 나의 버킷리스트 실천하기가 아닐까.사람들 마음속에 도사린 절박함에 호소하는 이 리스트들은 상업성이 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나 자신을 향한 물음’을 던지도록 몰아붙이기 때문이다.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들을 계획해본적이 있는가. 항상 죽음을 생각하는 삶은 얼마나 절박한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에서, 바로 오늘 죽더라도 조금이나마 후회를 덜 수 있는 버킷리스트는 무엇일까. 결국은 죽음을 항상 염두에 두는 삶이 스스로에게 가장 진실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준비할 수 없는 마지막 시간이 다가온다 하더라도, 최대한 내 삶을 향한 후회의 감정을 줄이는 것. 우리가 ‘나만의 소박한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결국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기’야말로 가장 확실한 마음챙김의 길이기 때문이다. 먼훗날 시간이 생겼을 때의 버킷리스트가 아니라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마음돌봄의 버킷리스트를 실천해보자. 진정한 자기자비의 시작이다.
글. 정여울
작가, 매일 글 쓰는 사람, 쉬지 않고 꿈꾸는 사람. 자신의 상처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드러내며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가.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인문학, 심리학, 글쓰기에 대한 강연으로 전국의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우리가 간절한 마음으로 붙잡지 않으면 자칫 스쳐 지나가버릴 모든 감정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저자 소개 더 보기)
더보기문학과 여행과 심리학을 통해 내 아픔을 치유한 만큼, 타인의 아픔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글을 쓰고 싶다. 한때는 상처 입은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타인에게 용기를 주는 치유자가 되고 싶다. 인문학, 글쓰기, 심리학에 대해 강의하며 ‘읽기와 듣기, 말하기와 글쓰기’로 소통한다. 세상 속 지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글을, 한없이 넓고도 깊은 글을 쓰고자 한다.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정한 틀에 매이기보다 스스로가 주제가 되어 더욱 자유롭고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고 싶은 목마름으로 네이버 오디오클립 [월간 정여울]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독자와 소란하지 않게, 좀 더 천천히, 아날로그적으로 소통하기를 바란다. KBS 제1라디오 [백은하의 영화관, 정여울의 도서관]을 진행하고 있으며, [김성완의 시사夜]의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다.
저서로는 제3회 전숙희문학상을 수상한 산문집 『마음의 서재』, 심리 치유 에세이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인문학과 여행의 만남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청춘에게 건네는 다정한 편지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인문 교양서 『헤세로 가는 길』, 『공부할 권리』, 등과 『빈센트 나의 빈센트』, 『마흔에 관하여』, 『월간 정여울』, 『공부할 권리』, 『그림자 여행』,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 『시네필 다이어리』, 『늘 괜찮다 말하는 당신에게』 등이 있다.👇위 글은 아래 책에서 발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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