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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뭘 그런 걸 갖고 상처받느냐는 말
    아하 스토리 2021. 2. 10. 08:47

     


    ‘뭘 그런 걸 갖고 상처받고 그러니!’라는 말이 참 싫었다.

     

    위로해주는 척하면서 사실은 나의 상처 입은 감정 자체를 부정하는 말이기 때문에. 공감해주지 못하면서 위로해주는 척은 왜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참 자주 타인의 감정을 무시하고 부정한다. 위로해줄 마음이 없다면 위로해주는 척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위로의 형식 속에 공격적 화살을 담고 있는 말을 들을 때 우리는 또 한 번 상처를 입는다. 

     

    우리가 상처받았을 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상처의 뿌리를 직시하고 대면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상처를 내 안에서 치유해낼 수 있다는 믿음. 이런 용기와 믿음을 방해하는 것들이 우리를 또 한 번 상처 입히는 타인의 말과 표정과 몸짓이다.


    상대가 때리지 않아도 우리는 상처받는다. “넌 너무 예민해, 아무것도 아닌 걸로 상처를 받고 그러니!” 이런 무자비한 말들이 때로는 신체에 상해를 입히는 것보다 더 심각하게 마음의 트라우마를 만든다. 감정 폭력이란 바로 이렇게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지 않고도 말이나 표정이나 몸짓이나 태도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깊은 상흔을 남기는 정서적 실체다.


    감정 폭력은 당하는 이로 하여금 이게 혹시 내 탓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더욱 잔혹하다. 다른 사람들은 잘만 견디고 사는데, 나만 예민하게 구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게 다 널 위한 거야!’ 하는 식의 감언이설로 약한 사람들을 현혹하는 말들도 모두 감정 폭력이자 정서적 학대다.


    다른 사람을 위하는 척하면서 결국 그 사람을 정서적으로 고립시키는 협박 어린 말들을 조언으로 착각한다면 결코 우리에게 날아오는 ‘두 번째 화살’을 피할 수 없다. 우리에게 날아오는 첫 번째 화살은 어디서 날아오는지 알 수 없기에 피할 수 없지만, 두번째 화살은 피해야 한다. 같은 사람이 비슷한 상처를 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성격좋은 네가 참아’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런 식으로 참고 또 참다 보면 망가지는건 나의 자존감뿐이다. 더 깊은 상처가 나를 찌르기 전에 부디 직접적으로 표현하자.


    “그런 말씀은 불쾌합니다.”

    “이제 나에게 그런 말 하지 말아줘.”

    “그 말은 너무 아프다, 이제 그만.”

     

    우리는 우리의 아픈 상처를 또 한 번 가격하는 또 다른 공격의 말들과 용감하게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발췌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수업 365> 정여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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