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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은 두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
    아하 스토리 2024. 1. 7. 20:38

     

    하루를 시작하며 노트북을 켠다고 상상해 보자. 켜자마자 당신은 넘쳐나는 이메일을 마주한다. 이메일을 훑어보니 몇 통은 생각을 좀 해봐야 하는 것들이고, 답장을 쓰기 시작하자 꽤 노력이 필요함을 깨닫는다. 그런 다음엔 오늘 중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전화를 몇 통 받는데, 또 캘린더에서 다음 줌 회의 일정을 알려준다. 이제 겨우 오전 10시인데 벌써 피곤해지기 시작한다. 막상 마감이 임박한 프로젝트 작업에 집중이 안 되고 실수를 반복한다.

     

    이런 상황은 어떨까. 오늘 당신은 세금을 처리할 계획이다. 그런데 우선 SNS를 확인하다 보니 친구들이 올린 게시물에 정신이 팔린다. 흥미로운 동영상 링크를 눌렀다가 유튜브 추천 동영상을 발견하고 다른 동영상을 보는 데 빠져버린다. 유튜브에서 벗어나 세금을 처리하려 하는데 집 리모델링 관련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기억난다. 받은 편지함에 들어가니 처리해야 할 또 다른 이메일이 와 있다. 세 시간이 흘러버렸고 더는 세금에 집중할 에너지도 의욕도 없다.

     

    일상 업무 중인 사람들을 수천 시간 동안 연구한 결과, 그들이 공통으로 토로하는 정서는 다음과 같았다. 너무 많은 정보와 메시지를 처리하느라 피곤하고 지친다는 것.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집중하기가 너무 힘들다고도 털어놓는다.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개인 기기에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으며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기술은 우리의 역량을 강화하고 더 많은 정보를 생산하는 데 도움을 주도록 고안되었지만, 그 대신 우리는 산만하고 피곤해졌다. 

     

    인간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기 어렵다. 둘 다 주의집중이 거의 또는 전혀 필요치 않은 경우가 아닌 이상 일반적으로는 두 활동을 동시에 수행할 수 없다. 만일 내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이메일에 답장을 쓰려고 한다면 사실상 두 가지 다 제대로 하기 힘든 것이다. 그저 두 작업 사이에서 신속하게 주의집중을 전환할 뿐이다. 주의집중을 전환할 때마다 해야 할 작업에 다시 집중하느라 시간 손실이 발생한다. 최소 두 개의 각기 다른 프로젝트 사이에서 주의집중을 전환할 때 25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한다. 이는 업무에 상당한 지장을 주기에 충분한 시간과 맥락 변화다.

     

    멀티태스킹을 할 때 정신은 여러 가지 자원 앞뒤로 주의집중을 할당한다. 우리의 귀중하고 한정된 주의집중 능력, 즉 인지 자원을 써버린다는 점인데, 이는 마치 연료탱크가 새고 있어 막상 실제 업무를 수행해야 할 때 쓸 연료는 줄어들어 버린 상황과 같다.

     

    🔰 그렇다면 주의집중은 어떻게 작용할까

    주의집중은 뇌의 여러 부위에 위치한 각기 다른 네트워크가 모여 구성한 시스템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의집중 시스템의 주의집중 네트워크는 화면에 집중하거나 방해 요소를 관리하는 등 우리가 무언가에 주의를 기울이려 할 때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주의집중 네트워크 수행 작업
    - 경계alerting : 마감 기한을 맞추기 위해 보고서 작성에 집중할 때처럼 작업 중 바짝 정신을 차리려고 하는 기능

    - 방향 설정orienting : 받은 편지함에서 먼저 답장해야 하는 관리자의 이메일을 보거나 문자 수신을 알리는 알림에 응답하기로 선택하는 등 집중할 자극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능
    - 실행 통제executive control : 미식축구에서 공격 라인맨이 하는 것처럼 엉뚱한 자극의 방해를 차단해 집중력을 유지하게 하는 기능,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에 반응하지 않으려 할 때와 같은 방식으로 작용
    -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 : 정신의 통치자, 주의를 집중해 목표를 달성하려 노력하는 정신적 과정으로 작업의 우선순위 지정 및 전환, 의사 결정, 주의집중 지속 및 할당, 작업기억 사용, 자기통제 등 다양한 유형의 과정을 관리  

     

    정신에는 일상적인 기능에 사용하는 주의집중 또는 인지 자원의 기본 저장소가 존재한다. 저장된 자원은 주의집중 용량, 더 정확히 말하면 사용할 수 있는 주의집중의 양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정보를 처리할 때는 이러한 자원이 필요하며 이 자원의 양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 기본 가설이다.

     

    기운이 빠지고 실수를 저지르기 시작하는 이유는 한정적인 자원을 마치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쓰느라 필요 자원이 가용 자원을 초과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즉 온종일 이메일, 문자, 전화에 대응하고 회의에 참석하느라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오후 3시경엔 경계를 유지하고 소셜 미디어로 인해 주의가 산만해지는 걸 막는 데 도움을 줄 실행 기능(정신의 통치자)에 사용할 주의집중 자원이 아침에 비해 줄어 있는 것이다.

     

    주의집중 자원이 소모되면 많은 일을 할 수 없으며 휴식을 통해 재충전해야 한다. 집중하려고 노력하면서도 계속 방해를 받고 여러 작업 사이에서 주의집중을 전환하다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피곤하고 지친다. 정신의 실행 기능은 성과 유지에 필요한 작업을 수행하려고 전력을 다한다. 이러한 유형의 작업 전환을 오랜 시간 계속 유지하다 보면 성능 저하는 불가피하며, 온종일 혹은 불과 몇 시간이라도 여러 작업 사이를 정신없이 옮겨 다니느라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하루를 시작할 무렵 가졌던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속되게 말하면 나가떨어지는 것이다. 

     

    당신의 인지 자원 탱크에 남은 연료 용량이 얼마만큼인지 상상해 보길 권한다. 주관적으로 고갈되었다고 느껴지고 수행 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면 계량기는 거의 바닥에 가까운 눈금을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를 시작할 때 상쾌한 기분이 든다면 탱크는 가득 찬 상태인 것이다.

     

     

     

    출처: 집중의 재발견 - 몰입해야 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집중에 도달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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