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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리어 브랜딩, 내 일에서 존재감을 갖는 것
    아하 스토리 2025. 4. 2. 17:08

     

    커리어 브랜딩은 퍼스널 브랜딩과 다르다. 흔히 브랜딩을 자기 홍보로만 여기지만, 커리어 브랜딩은 나 → 조직 → 업계로 나아가며 사회적 존재감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일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벽

    1980년대에 드라이퍼스 형제는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를 관찰해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을 연구했다. 그들이 제시한 5단계 기능 습득 모델을 ‘드라이퍼스 모델’이라 부른다. 아래의 도표는 한 분야의 사람이 단계마다 얼마나 분포해 있는지 보여준다. 보다시피 2단계 고급입문자 단계에 머무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그저 오래 일한다고 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통찰을 준다.

     

    그런데 이 도표에는 주목해야 할 다른 특이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5단계의 전문가가 고작 1~5%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도표를 잘 보면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갈 때 급격히 분포율이 높아졌다가 3단계, 4단계로 넘어갈 때는 대략 절반씩 줄어든다. 그런데 숙련자에서 전문가로 넘어가는 단계에서만 급격히 그 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위 1% 전문가를 만드는 원씽, 존재감

    드라이퍼스 모델이 말하는 전문가의 특성 중에는 ‘지식의 근원’이라는 항목이 있다. ‘전문가의 말’은 업계 사람들의 레퍼런스가 된다는 의미다. 그래서 전문가에게 중요한 임무는 경험과 지식을 커뮤니티에서 공유하고 토론함으로써 업계가 한 걸음씩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전문가는 혼자 잘하는 사람이 아닌 함께 잘하는 사람이다. 웬만하면 올바른 방식의 자기 수련으로 실무 역량을 향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실력자 간의 차이는 미미해진다. 혼자서만 잘하는 사람은 4단계인 숙련자까지 올라가더라도 그 이상으로 도약하기는 어렵다. 전문가가 극소수인 이유다.

     

    커리어 브랜딩은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다. 내가 아는 것을 공동체에 공유하고 동료들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실천이다. 업계의 동반 성장을 지향하는 마음, 함께 잘하려는 마음, 바로 이것이 숙련자와 전문가를 가르는 결정적 차이다.

     

    커리어 브랜딩은 ‘유명인 되기’가 아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이름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조직과 업계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존재감을 쌓아가는 과정이다. 인플루언서나 셀럽이 아니라 전문가로 자리 잡는 것이다. 존재감이란 역량과 철학을 드러냄으로써 ‘이런 사람이 여기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아는 상태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생겼을 때, 새로운 인재를 구해야 할 때 머릿속에 나를 떠올리도록 만드는 것이 커리어 브랜딩이다. 존재감의 크기는 곧 영향력의 크기이고, 미래의 커리어를 설계해 나가는 기반이 된다.

     

    퍼스널 브랜딩이 아닌, 커리어 브랜딩

    ‘커리어 브랜딩’이라는 용어는 퍼스널 브랜딩과 구분하기 위해 새로 정의한 개념이다. 퍼스널 브랜딩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추구한다면, 커리어 브랜딩은 소속된 공동체에서 신뢰를 쌓는 데 초점을 맞춘다.

    커리어 브랜딩은 순서가 중요하다. ‘커리어 → 브랜딩’ 순서를 따른다. 안에서 밖으로 확장해 나가는 단계적 과정이다. 자기 이해에서 시작해 조직으로, 그리고 업계로 나아가야 한다. 실력과 콘텐츠를 통해 사회적 신뢰 자산을 쌓는 것이 핵심이다. 인브랜딩이 먼저고 아웃브랜딩은 나중이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커리어 브랜딩의 순서
    나를 안다. → 일을 잘한다. → 알린다.

     

    이 단계는 당연해 보이지만, 조급한 사람들은 첫 단계와 두 번째 단계를 생략하고 자신을 포장하는 데 집중한다. 초보자에서 숙련자로 올라서는 과정은 어렵고 오래 걸리겠지만, 일 자체에 집중하며 실력을 키우는 시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실력을 감추고 겉만 그럴듯하게 꾸민다면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로 알려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나의 커리어는 몇 년짜리인가

    찰스 핸디(『삶이 던지는 질문은 언제나 같다』 저자)는 사람과 조직의 성장 과정을 ‘S자 곡선’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S자 곡선은 시작, 성장, 성숙, 쇠퇴의 단계를 거친다. 커리어에도 생애주기가 있다.

     

    하나의 커리어만으로 평생을 살기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커리어를 위해 성숙기에 이르면 다음 커리어를 준비해야 한다. 쇠퇴가 시작되기 전에 다음 S자 곡선을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땐 언제나 어려움이 따라오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된다. 이때 첫 번째 커리어가 성숙기에 있지 않다면 전환기를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사람마다 두 커리어 곡선이 교차하는 시기는 다르다. 누군가는 첫 번째 커리어의 초기부터 두 번째 커리어를 조금씩 만들어가고, 누군가는 쇠퇴기에 접어들어서야 위기감을 느끼며 다급히 준비를 시작한다. ‘두 번째 커리어’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지금 하는 일과 완전히 다른 일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다니고 있는 조직 안에서 새로운 지위로 올라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 다음 커리어를 의미할 수도 있다.

     

    커리어 브랜딩은 나를 신뢰하게 만드는 힘

    20여 년간 ‘능력을 보여주는 법’을 연구해 온 글로벌 협상 전문가 잭 내셔는 능력을 ‘실제 능력’과 ‘보이는 능력’으로 구분한다. 이 두 가지는 별개의 능력이다. 성실한 직장인일수록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알아줄 거라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름 없는 유능함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반대로 명성이 높다고 해서 전문성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2007년 1월,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 진 바인가르텐이 한 가지 실험을 했다. 미국의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을 거리의 연주가로 만든 것이다. 벨이 워싱턴 DC 지하철역에서 이름을 숨기고 연주를 하는 43분 동안 1,097명이 그 앞을 지나갔다. 그러나 바이올린 케이스에 돈을 넣은 사람은 고작 27명이었다. 거리 연주에서 벨을 알아본 사람은 단 한 명이었다. 불과 3일 전에 열린 보스턴 공연에서 일반 좌석 하나를 100달러에 팔았는데 말이다. 기자는 이 독특한 실험을 ‘액자 없는 예술품’이라고 표현했다.

     

    능력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 ‘나를 보이는 능력’은 실속 없이 외적으로 이미지 관리만 하는 얄팍한 처세술이 아니다. 잘 보이는 능력을 가진다는 건 사실 ‘신뢰’의 문제다. 믿을 만한 사람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내가 누구인지 드러내는 행위는 함께 일할 가능성이 있는 상대방이 나를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돕는 배려다. 또한 나의 일이 팀, 조직, 업계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는 태도다. 잘 보이는 능력이란 어쩌면 성공의 조건이라기보다는 성숙의 기준이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일을 잘하는 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가 그 가치를 알아보는 단계까지 나아가는 과정을 ‘커리어 브랜딩’이라고 말한다. 표현하지 않으면 알아보기 어렵고, 알아보지 못하면 액자 없는 예술품이 된다.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브랜딩이 필요하다.

     

    물론 초보자와 경력자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브랜딩에 접근해야 한다.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간결하게 요약하자면 초보자는 ‘잘 알고 싶은 것’에, 경력자는 ‘잘 아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초보자는 성장 가능성을, 경력자는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강조하며 자기 정체성과 연결된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 출처: 단 한 줄을 써도 내가 돋보이는, 커리어 브랜딩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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