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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정도의 불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유산균' 같은 거죠.
    아하 스토리 2021. 11. 30. 10:15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불안과 함께 살아갑니다. 불안은 자주 스스로를 의심하게 하고, 자존감을 깎아 먹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불안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하지만 불안이란 아무리 없애려고 노력해도, 사소한 일에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곤 합니다. 이런 불안과 두려움 앞에서 김이나 작사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인간은 어느 정도 불안증이 있어야 해요. 불안해야지만 무언가를 대비하고, 또 나를 방어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불안한 감정을 전부 표백하고 소독해버려야 되는 거라 생각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의 불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으면 큰일 나는, 마치 '유산균' 같은 거죠. 유해균이라고 취급돼서 그것까지 다 항생제로 없애버리면 고생하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깎아 먹는 불안'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불안을 인정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요? 김이나 작사가가 이야기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Q. 반복되는 하루가 지겨울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Q. 지금 갖고 있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지 너무 불안해요.

    Q. 생각하는 걸 말로 잘 표현하고 싶어요.

     

    ※ 아래의 내용은 김이나 작사가의 <보통의 언어들> 북 토크 라이브 영상을 부분 발췌 및 정리한 콘텐츠입니다. 원본 영상은 글의 하단에서 볼 수 있습니다.

     

     

    ⓒZoran Borojevic

     

    Q. 반복되는 하루가 지겨울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온 세상 사람들이 나만 빼고 여행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저는 익숙한 것들로부터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나 봐요. 저는 오히려 일주일이 따박따박 돌아가는 인생이 되고 나서부터 안정감을 느꼈거든요.

     

    저는 쳇바퀴 안에서 안정을 느끼는 사람이었고, 오히려 제가 가장 불안정했던 20대 초반에는 '내가 뭘 해야 할까',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는 거 있잖아요. 타지에 살거나, 또 IMF도 지나가는 시기가 있어서 더 그런 건지, 아니면 태생적으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저는 예측할 수 없는 내일, 다음 주, 내년 같은 것이 저를 불안하게 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도 저와 같지 않을까요? 학생 시절에 공부를 하는 건 목표로 하는 대학을 가거나 직업을 갖기 위해서고, 그 모든 이유는 어느 정도 나의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직업인이 되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있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선호하거든요. 그런데 그 안에 들어가고 나서는 계속 지겹게 반복되고 있다는 염증이 있는 거죠. 그건 생활에 대한 염증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지루함에 대한 염증이 있어요. 너무 좋아했던 노래라도 반복해서 듣다 보면, 어느 순간 피로감이 생기거든요. 이 부분이 지나면 어떤 부분이 나올지 명확하게 알고 있을 때, 모든 것이 지루하고 피로해지기 시작하는 거죠.

     

    삶이 단조롭다 생각이 들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거기에 색다른 일을 끼워 넣어 보아도 좋아요. 지루함은 먼지처럼 털어낼 수 있는 건데, '루틴'이라는 건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어 놓은 하나의 거대한 바퀴 같은 거니까. 소중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럴 때 우리가 살아가는데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특별한 하루라는 것은
    평범한 하루들 틈에서 반짝 존재 할 때 비로소 특별하다.

    매일이 특별할 수는 없다. 거대하 게 굴러가는 쳇바퀴 속에 있어야지만, 잠시 그곳을 벗어날 때의 짜릿함도 누릴 수 있다. 마치 월요일 없이 기다려지는 금요일이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보통의 언어들> p.198 중에서

     

     

    Q. 지금 갖고 있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지 너무 불안해요.

     

    저도 그래요. 저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기 보다, 만사에 쉽게 두려움을 느낀 사회 불안 장애가 있어요. 계속해서 안 해도 되는 생각들을 하는 거예요. 목표를 정했으면 거기로 뛴다는 행위에 집중하면 되는데, 그게 과연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한도 끝도 없이 불안해지거든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상황을 만든 건 '나'잖아요. 아무도 옆에서 불안하라고 만든 게 아닌데. 그래서 불안이라는 감정이 다루기 가장 어려운 감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불안할 때 이런 생각을 해요. 내가 생각해서 계획한 대로 이루어진 건 거의 없었다는 것.

     

    돌아보면 그래요. 세상이 내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아서, 우리는 그 일 때문에 좌절하고 힘들어하잖아요. 그런데 불안도 그 위치에 두고 보면 똑같아요. 내가 두려워하는 일들은 내가 예측하듯이 절대 벌어지지 않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사람들은 좋은 일에 대해서는 (믿는 것을) 꺼려 하고, 안 좋은 일에서는 저점 더 이자를 붙여가면서 걱정하더라고요. 

     

    우리는 항상 예측불허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걸 누구나 잘 알고 있으면서도, 불안에 있어서만은 이런 진리를 항상 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내가 아무리 걱정해 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생각한 대로 되는 건 하나로 없더라! 하는 태도도 필요해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선 생각하지 말자!'라고 불안함이 들 때마다 끊임없이 입으로 말을 해보세요. 입으로 말하는 것과 생각하는 건 차이가 크거든요. 외부에서 들어오는 음성은 확실한 팩트로 인식을 하도록 뇌가 길들여져 있으니, 우리도 불안이 찾아올 때 스스로에게 소리를 내서 생각을 귀로 넣어주는 거예요. 스스로한테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게, '정신 승리를 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실제로 효과적인 일이라고 해요. 쑥스러워서 잘 못하고 있지만.

     

    그리고 불안, 우울, 두려움 이런 걸 우린 다 떨쳐버리고만 싶어지잖아요. 그런데 인간은 어느 정도 적당한 불안증이 있어야 해요. 불안해야지만 무언가를 대비하고, 또 나를 방어할 수 있도록 준비할 수 있기에, 불안한 감정을 전부 표백하고 소독해버려야 되는 거라 생각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의 불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없으면 큰일 나는, 마치 '유산균' 같은 거죠. 유해균이라고 취급돼서 그것까지 다 항생제로 없애버리면 고생하니까요.

     

    그러니까,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오류인 것 같더라고요.

     


    생각에 갇혀 잠 못 이루는 밤, 긴 숨을 쉬어보자. 숨이 나가고 들어오는 것에만 집중해보자.

    ‘나는 숨을 쉬고 있다. 이렇게 잘 살아 있다. 걱정에 빠진 나를 구원하기 위해, 가만히 숨을 쉬며 누워 있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된 다음, 주인공을 위한 최선의 다음 화를 써내려가보는 거다. 주인공이 방치 될 순 없으니까.

    <보통의 언어들> p.160 중에서

     

    Q. 생각하는 걸 말로 잘 표현하고 싶어요.

     

    이건 확실한 팁이 있어요. 일단 무조건 내가 하는 말을 녹음해 보세요.

    그리고 다시 들어보면 내가 하려던 말과 내가 한 말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보여요. 또 녹음본을 텍스트로 정리해 보면, 내 말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느낄 수 있죠. 완전 비문에 반복되는 말도 많고, 또 조금, 약간 이런 말투성이고.. 이 과정을 반복해서 하다 보면 너무 고통스러운데요. 저도 이런 과정을 거쳐 말하기가 많이 발전되었어요.

     

    두 번째는 내 템포를 기억하는 거예요.

    우리가 대화를 할 때, 어떤 얘기를 하고 싶지만 순간순간 생각이 안 날 때가 있잖아요. 저도 얘기할 때마다 잠시 멈출 때가 있어요. 멈췄다가 어떤 단어를 찾아서 꺼내잖아요. 이 순간이 사실 찰나인데, 우리는 이 찰나가 상대에게 길게 느껴질 것 같고, 또 말을 더듬고 있다는 사실을 가려야 한다는 강박에 마음이 급해지죠. 이럴 땐 '내가 내 템포를 가져야 한다'라고 생각해 보세요. 내가 말을 좀 틀릴지언정 다시 정정하면 된다. 가장 적합한 단어가 떠오를 때까지, 충분히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는 마인드로요.

     

     

     

     

    * 해당 내용은 김이나 작사가의 <보통의 언어들> 북토크의 내용을 발췌, 정리하였습니다.

    👇🏻 원본 영상 전체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UKRXu3HNl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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