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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하기 좋은 완벽한 때란 없어🎃
    아하 꾸러미 2021. 9. 30. 21:23

     

    벌써 10월이다. 나 올해 뭐했지?

    작년에도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또 반복이다.

     

    조급해진 마음에 잊고 지냈던 새해 목표를 다시 펼쳤다. 모닝루틴, 영어공부, 운동... 해보고는 싶지만 시작도 전에 부담스러워, 몇년째 '언젠가'로 미룬 목표만 가득했다. 지금 시작한다고 해도 제대로 해내지도 못하고 포기할, 덩어리가 큰 목표들.

     

    이렇게 '언젠가 꼭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언젠가'가 붙기 때문에 쉽게 미뤄졌다. 막연히 해보고 싶은 일이지, 지금 당장 해보고 싶은 일은 아니었기 때문.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작하기 좋은 완벽한 때가 오긴 할까? 이러다간 영영 시작도 못해보고 바라기만 하다가 끝나는 게 아닐까?

     

    10월 버프도 받았겠다, 작은 마음이 생겼다는 핑계로 그냥 해보자 하는 용기가 어디선가 생겼다. 발만 넣었다가 안되면 쏙 빼도 나 말고 아무도 모를 테니, 그냥 생각 없이 해보자. 안되면 뭐 내년에 다시 하면 되지 싶은 마음으로! 🐑 written by 루비 

     

     

     

    하루를 설레게 만드는 작은 습관

    모닝루틴

    자기 계발│쓰카모토 료 저/ 장은주 역│2020

     

    아침에 일어나는 건 왜 이렇게 힘든 걸까? 분명 퇴근 후에 '오늘은 일찍 자야지'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면 새벽 2시. 결국 5분마다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소리를 들으며, 10분만 하며 겨우 전쟁 치르듯 아침이 시작된다.

     

    그럼에도 모닝루틴을 시작하려는 건 하루를 잘 시작하고 싶어서였다. 나는 출근 시간이 정해진 직장인이고, 직장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하루의 시작은 아침에 시작하니까. 누구에게 멱살 잡혀 끌려가듯이 시작해버리는 아침은 업무 효율성도 심리적인 자존감도 떨어뜨렸다.

     

    <모닝루틴>은 루틴을 만들기 위해선 아침을 설레게 하는 작은 습관을 만들라고 했다. 좋아서 눈을 뜰 수밖에 없게 만드는 장치를 만들라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좋아하는 커피를 내려 마시기로 했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낡은 핸드드립 세트를 버리고 이전에 가지고 싶었던 새로운 드립 세트를 구입했다. 그리곤 자기 전엔 '내일은 산미가 풍부한 원두로 커피를 내려 마셔야지', '내일은 진한 커피에 크림을 올려볼까?'라며 커피를 정해두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직접 내린 커피를 마셨다.

     

    급하게 돌입하고 과하게 시작하지 않는 것. 일어나 커피를 마시는 행위도 의식처럼 하는 것.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하며 마음을 채우며 서서히 엔진을 가동하는 것. 내가 매번 목표에 실패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처음부터 해내려고 하는 욕심 때문이 아니었을까? 설렘도 루틴에 포함해서 마음을 서서히 데워야 한다는 문장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 매일 9시에 일어나자마자 눈꼽만 떼고 일하던 내가, 지난 일주일 간 8시로 기상 시간을 1시간이나 당겼다.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내일 일찍 일어나야지'가 아니라, '내일은 새로 산 커피를 마셔야지' 생각의 단위를 바꿨을 뿐인데 눈이 떠졌다.

     

    어떤 루틴이든 내가 행복을 느끼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나만의 루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작게 목표를 나누고, 조금씩 나아가는 것 말이다.

     

     

     

     

     

     

    억지로 말고 즐겁게!

    올리버쌤의 실전 영어꿀팁 100

    영어회화│올리버 샨 그랜트 저│2019

     

    다시 영어를 시작해야겠다고 시작한 건 직장인이 되고 나서였다. 담당하고 있는 도서가 외국에서 인기가 많아져 온갖 언어로 문의 사항이 쏟아졌고, 나는 파파고의 힘을 빌려 더듬더듬 영어 공지사항을 써야 했다. 평소 영어를 쓰는 업무가 없었기에 잊고 지냈을 뿐,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여전히 중요했다. 자신이 없다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곳에 필요를 치워뒀을 뿐이지.

     

    그러다 올리버쌤이 번뜩 떠올랐다. 시간도 돈도 부족한 직장인이라, 당장 거대한 학원을 다니기엔 시간과 돈, 둘 다 부족했기 때문이다. 올해 새해 목표를 세우며 책장에 들어온 <올리버쌤의 실전 영어 꿀팁 100> 책을 꺼내선, 그냥 부담 없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책 속의 QR 코드를 찍어 영상을 보았다. 솔직히 그것도 귀찮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 마음이 찔리는 10월이니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김에 커피를 마시며 딱 1주일만 해보자 싶었다. 그냥 영상을 틀어놓고 라디오처럼 반복해서 들었다. 

     

    솔직히 별 달라진 건 없다. 아침에 모닝루틴으로 커피를 마시고 라디오처럼 듣는 게 끝이다. 일주일 조금 들었다고 거짓말처럼 영어를 술술 말하게 된다면, 이 책을 1000.. 만원에 팔아야 할지 모르겠다. 여전히 업무 시간에 영어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가장 먼저 파파고를 찾고, 그래도 도저히 모르겠으면 영어를 잘하는 동료에게 SOS를 친다. 하지만 딱 하나 달라졌다는 걸 꼽으면, 영어? 그렇게 무서운 건 아니라는 거. 그냥 내가 잘 모를 뿐이지, 막 들킬까봐 걱정되서 숨겨놓을 정도로 무서운 건 아니라는 거다.

     

    나도 언젠가 영어를 잘하는 날이 오게 될까?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처음 만나는 외국인과 프리토킹이 가능한 날이 오면 좋겠지만, 일단 나는 두려움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해본다. 차근차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일단 21일만 운동해보기로 했습니다

    건강 취미│고민수 저│2020

     

    이번 달도 헬스장에 회비를 기부했다. 2번 갔나?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헬스도 등록했지만, 막상 바쁘다 어떻다 하는 핑계로 매번 퇴근 후 침대와 일심동체가 되곤 했다. 이렇게까지 쓰고 보니 나, 작심삼일의 결정체구나 싶다. 으어어.

     

    나의 푸념이(!) 괴로워 보였는지, 앞자리 동료가 <일단 21일만 운동해보기로 했습니다>를 추천했다. 단기간 원푸드 다이어트의 자극에는 이미 질려버렸고, 그렇다고 건강하게 천천히 빼세요!라며 이야기하는 운동 책은 해낼 자신이 없었는데,이 책은 21일만 일단 해보란다. 7일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니라서 마음에 들었다면 좀 우스우려나. 길지도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적절하게 어느 정도 효과는 볼 것 같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일정이라 스르르 읽게 되었다.

     

    <일단 21일만 운동해보기로 했습니다> 저자는 특별한 운동법보다는 꾸준함이 몸을 만든다고 했다. 모르지 않는 말이지만 언제나 이렇게 정리된 말에 '맞아..' 하며 다시금 작은 자극을 받는다. 소개하는 운동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스쾃, 런지, 푸시업 등 집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맨몸 운동이었고, 거기에 스트레칭을 조합해 하루 집중만 빡! 하면 10분만 할애하면 되었는데..

     

    그런데 이것도 말이 쉽지, 안 하던 운동을 하려다 보니 온 근육이 당겼다. 내가 이렇게 연약한 사람인가 싶어 3일 째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아아 그래도 딱 21일만 해보자 싶었다. 나의 목표는 '이상적인 몸매'가 아니라 '건강한 삶'이었기 때문에. 

     

     

     

     

    매번 목표를 거대한 덩어리로만 인식해서 포기하기 바빴는데, 같은 목표라도 잘게 쪼개서 매일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만드니 부담이 적어졌다. '이걸 어떻게 해?'에서, '이 정도면 오늘 할 수 있겠는데?'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달까. 언젠가 이루고 싶었던 거대한 인생의 변화는 어쩌면 나의 태도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뭐든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처음부터 제대로 시작하려면 평생 시작할 수 없다는 걸, 삶의 경험으로 충분히 배웠으면서 역시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매번 '언젠가'로 미루기만 했던 목표를 고작 7일이지만 시작해보며, 오래 전 좋아했던 드라마 '골든타임'의 명대사가 떠올랐다.

     

    '좋은 타이밍이라는 게 따로 있을까?

    모든 운이 따라주고, 인생의 신호등이 모두 파란불이 될 때는 없어.

     

    모든 상황이 동시에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은 없는 거야.

    만약 그게 중요하고, 결국 해야 할 일이면 그냥 해.

    앞으로도 완벽한 때라는 건 없어.

    지금 네가 할 수 있느냐, 할 수 없느냐의 문제야.'

     

    그래, 완벽한 때라는 건 없다. 그러니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해야할 일이면 일단 시작하고 보자!

     

    (이 글을 올리는 오늘까지는 잘 해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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