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노력해도 집중하기 어렵다면

공부를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퇴근 후엔 아무것도 하기 싫고, 노력해도 집중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결심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마음을 아무리 굳게 먹어도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의 의지는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시시각각 변한다. 그래서 이 의지를 애초에 못 믿을 거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자세를 추천한다. 왜냐면 정말 의지란 의지해서는 안 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집중해서 공부할 수밖에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시스템 자체에 글자 그대로 '어떤 의지도 작용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슨 얘기냐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한다고 ‘하루에 1시간만 사용할 것’ 이런 식으로 해두는 것은 시스템이 될 수 없다. 스마트폰을 덮을 때 엄청난 의지력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 그러니 아예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해서 우리의 박약한 의지가 개입할 틈을 주지 말아야 한다. 더는 산만해지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합격으로 향하는 환경을 만드는 습관 4가지를 소개한다.

 

 

① 스마트폰에 시간을 뺏긴다면

집중해서 뭘 좀 하려고 하면 문자 오고, 메일 오고, 궁금해서 검색하고. 잠시 핸드폰을 열었을 뿐인데 눈 깜짝할 새 몇 시간이 지나가 있다. 스마트폰을 열어보는 확실한 원인이 있으면 그걸 찾아서 제거하면 되는데, 딱히 원인이랄 게 없으면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하기가 어렵다.

 

이럴 땐 핸드폰을 열어 인터넷 대신 '자극을 줄' 콘텐츠를 핸드폰에 넣어보는 것이다. 공부할 내용을 촬영해 넣어두고 보는 습관을 만들었다. 이동할 때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복습도 하고 지루함도 날리고, 일석이조 아니겠는가. 그랬더니 자연스럽게 핸드폰 열어보는 시간이 줄었다. (스마트폰을 공부할 도구라고 생각하니 쳐다보기도 싫어졌다.)

 

- 대체요법: 스마트폰을 SNS, 인터넷 대신 → 학습 자료를 보는 것으로 대체
- 혐오요법: ‘스마트폰 = 학습 도구’로 인지하게 함

 

대체요법과 혐오요법은 중독 환자를 치료할 때 쓰는 두 가지 방법이다. 대체요법은 의지로 중단하기 어려우니, 해로운 것을 더 안전한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고 혐오요법은 중독 행동을 할 때마다 괴롭게 만들어서 생각 자체가 안 들게 하는 것이다.  

 

 

② 잡생각 때문에 미칠 것 같다면

시험 기간엔 이 생각 저 생각 온갖 생각이 든다.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은 끝없이 솟아나기 마련이라는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지금 내가 잡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깨닫고, 그러든 말든 공부를 계속하는 것이다. 잡생각이 그냥 흘러가게 둬라. 절대 잡생각을 멈추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떨쳐버리려고 하면 오히려 계속해서 당신을 괴롭힐 것이다. 보통 잡생각을 하다가도 다른 행동을 하면 그쪽으로 주의가 옮겨간다. 처음에는 집중하기 어려워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초점이 공부로 옮겨간다.

 

하지만 유달리 한 가지 잡생각이 오래 지속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이름 붙이기’가 도움이 된다. 감정적인 문제를 이성적인 문제로 바꾸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내가 이 사람 때문에 화가 나서 자꾸 생각하는구나’, ‘지금 이 문제 때문에 슬프구나’처럼 객관적으로 요약해 복잡한 생각을 짧은 문장으로 바꾸면 처리하기가 쉬워진다. 생각을 뒤로 미룰 수도 있다.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오케이. 그런데 지금은 바쁘니까 일단 시험 끝나고 고민하자’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것저것 다해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면 몸을 사용해 보자. 인간은 생각보다 멀티 태스킹을 잘 해내지 못한다. 책을 소리 내서 읽거나 밑줄을 긋고 동그라미를 치는 등 움직이다 보면 행동에 집중이 되어 생각이 잠잠해 질 것이다.

 

 

③ 취미 생활은 한꺼번에 몰아서

만약 하루에 게임을 1시간 정도 하는 게 적정하다고 생각했다면, 일주일에 7시간을 취미에 쓰고 싶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매일 1시간씩 7일로 나누지 말고, 몰아서 주말 중 하루를 7시간 연속 게임에 써 봐라. 일요일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밥 먹는 시간 빼고 내내 게임을 하는 것이다. 처음에야 7시간 꽉 채워서 하지, 한 달도 못가 슬슬 지겨워지는 것이 또 인간이다. 몇 주 후에는 3시간쯤 하고 나면 쉽게 중단할 수 있다. 충분히 즐기고도 하루 30분도 안 하는 꼴이 된다.

 

아예 취미 시간을 충분히 허용하는 것이다. 중간에 애써서 멈출 필요가 없도록, 할 때는 질릴 때까지 하도록 계획을 짜면 된다. ‘그만 해야지’라고 노력해서 중단하지 않고, ‘아, 힘들어서 그만해야겠다’라며 저절로 놓아버리게끔 말이다. ‘할 땐 마음껏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은 갈망을 줄여준다.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Romeo and Juliet effect’라는 용어가 있는데, 타인이 반대하면 더 소중히 하고 사랑하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 효과가 차단되기 때문에 종일 마음껏 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덜 절실하게 느껴진다. 또 중독은 자주 노출될 때 더 잘 일어나기 때문에, 한 번 툭 끊어주면 처음에는 찾게 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덜해진다. 매일 하면 매일 생각나지만, 며칠 자극이 들어오지 않으면 처음에는 갈망해도 어느 순간 욕구가 줄어든다.

 

 

④ 온 세상에 도움을 청한다

사람들이 매년 헬스장에 등록해 두고 몇 번 못 가는 이유가 뭘까? 운동이 힘들어서? 아니다. 문밖을 나서기 힘들어서다.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출발할 의지가 안 생기는 거다. 이럴 때는 자신의 부족한 의지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안 되는 걸 혼자 낑낑대지 말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라.

 

첫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친구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 하는 친구와 함께해라. 자기와의 약속은 안 지켜도 남과의 약속은 그나마 지키려고 하는 게 인간이다. 친구와 ‘매일 ◯시에 도서관에서 만나자’라고 약속해라. 만약 주변에서 이런 친구를 찾을 수 없다면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부모님께 아침마다 도서관에 가라고 얘기 좀 해달라고 부탁해라. 의지박약이라 그 말에도 움직이지 않을 것 같다면, 도서관에 좀 데려다 달라고 부탁해라.

 

주변에 도무지 사람이 없다면 완벽한 타인의 도움을 받아라. 요즘에는 ‘◯◯ 챌린지’라고 다수의 낯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격려하고 챙겨주는 프로젝트가 많다. 화상회의 앱 줌으로 아침마다 만나기도 하고, 댓글을 남기면서 목표를 이뤄간다. 함께 공부할 랜선 이웃을 찾아라. 의지가 부족하다고 좌절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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